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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하단에 뜬 2022년 1월 1일 숫자를 보고서야 2022년인 것이 실감이 난다. 잠이 오지 않는 새벽 굳이 노트북을 켜서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이런저런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아서이다. 마지막 글인 취업 관련 걱정은 아직 내 머리를 맴돌고 있다.

일단, 난 취업의 차선책으로 프리랜서 일 외에 소득을 보충해줄 수 있는 부업을 마련하는 것을 택했다. 부업을 여러 가지 알아보니 장기적으로 하기보다 단기적으로 소소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안정적이지 않아 여러모로 곤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더불어 부업은 최소 4시간 많으면 하루에 8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지금 하는 프리랜서 일과 병행하려면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투자해야 하므로 이는 단기적으로는 괜찮지만, 장기적으로는 행복과 매우 멀어지는 방법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재택근무라는 장점을 빼면 시간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매우 비효율적인 노동에 불과하다.

사실 근본적인 문제는 지금 하는 프리랜서 일이 시간으로 따지면 최저에 미치지 않은 페이를 지급하는 것에 있다. 그러나 안정적인 수입원이라는 점에서 여타 다른 일을 제치고서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고, 어쨌거나 일이 손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일이 타성에 젖는 나지만 결국 당장은 그만두지 않는 큰 이유이다. 그러나, 이 일도 언제까지고 할 수 없는 노릇이고, 선생님과 상담한 바와 같이 취업의 마지노선에 서있는 나는 당장 중소기업에라도 들어가서 경력을 쌓아야만 한다.

똑같은 말을 반복하기는 싫지만, 당장 취업할 수 없는 이유는 내가 지닌 병과 밀접히 관련이 있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출퇴근길 대중교통지옥과 직장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 또다시 제자리다. 어쨌든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은 나의 우울이 조금이나마 잡혀가고 있다는 점과 나를 지지하는 가족과 연인이 있다는 점이다.



갑자기 느닷없이 새해의 아침이 밝아오는 새벽, 이런 뜬금없는 글을 작성하는 이유는 그동안 글을 작성하지 않은 이유와 반대의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슬프게도 즐거울 때에는 이런 한탄 또는 고뇌가 담긴 글을 쓰지 않는다. 사실 근 2개월간 난 행복했었었다고 하자. 연애의 행복을 느끼며 연말 기분을 한껏 내는 여유도 부렸는데, 막상 3,2,1 땡 새해가 밝았습니다~의 진행자 멘트를 듣고 나니 어딘가 모르게 헛헛한 기분도 들고 1년, 아니 그동안 난 무얼 하며 살았나 회의감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간간이 찾아오던 자살사고도 조금 들기 시작하고 이런 저런 생각에 잠이 오지 않았다. 행복도 제대로 만끽하지 못하는 바보가 여기 있다.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겠지만 우울증 연애 이 두 단어가 공존 가능한가에 대해 아직도 나는 의심을 풀지 않은 상태지만, 다행스럽게도 나의 연애전선은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다, 다만, 나혼자 끝없이 우울의 구렁텅이에 빠져들 때면 모든 걸 놓고 싶은 충동이 일 때가 있고, 또 지난 날의 과오를 저지르는 실수를 할 가능성은 있다. 부디 내 옆의 소중한 사람을 먼저 놓는 바보같은 일이 없어야 하는데.

우울증 연애 사실 별거 아니다. 아니어야 한다. 그런데도 이따금 드는 결혼에 대한 불안감과 미래에 대한 불안정함, 나와 연인의 미래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 등 나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 만큼 둘의 미래 또한 보이지 않아 더욱 우울해진다. 취업하면 그는 그대로 또 다른 걱정이 생기겠지. 나도 준비가 안 되어 있는데 연인에게 많은 걸 바라지도 못하기에 결혼만 생각하면 걱정부터 앞선다. 주변 지인의 카톡 프사가 웨딩사진으로 바뀌어 갈수록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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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쓰는 블로그글. 그동안 연애도 시작하고 또 연애를 놓아버리고도 싶고, 너무 갑작스레 겨울이 온 것 같아서 매우매우매우 슬퍼지기도 했으며, 가을이 사랑스럽기도 한 다양한 한달이었다.

 

병원을 백만년만에 다녀온 것 같다. 선생님께 대중교통을 잘 이용하지 못하는 것과, 취업관련 문제를 상의했다.

 

선생님이 보시기엔 그렇게 심각한 수준은 아니며 깨지더라도 한 번 노력해보는 게 어떠냐는 조언을 받았다. 조금은 서운했다. 난 생각보다 대중교통에 트라우마가 있는 편인데, 선생님은 몰라주는 것 같아서. 그렇지만 최근에도 짧은 거리 대중교통은 이용하게 되었기에 내 상태가 호전되고 있는 편이며, 긍정적인 편이라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직 연애 관련 얘기는 꺼내지 않았지만, 이따금 다가오는 우울감에 연애가 굉장히 도움이 되고 있다. 나를 애정하는 사람이 그것도 많은 표현을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삶의 이유로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제 조금씩 취업전선에 다시 들어서야 한다는 압박과 불안감이 다시 나를 휩쓰는 듯했다. 병원 다녀오고 나서도 이런저런 생각이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나만의 자리는 아직 있을까..무섭다. 마지노선. 그 끝에 서있는 나는 나아갈 용기도, 그렇다고 지금의 환경을 벗어날 용기도 없다. 지금 프리랜서를 하며 조금씩 자기계발을 하는 수밖에 이게 최선의 방법인 것 같다.

 

우울증약도 줄여주신다고 했는데 용량은 그대로 유지하고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한편 난 오는 길에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었다. 지지난 주에 겨울이 급작스레 다가온 것 같아서 우울해질 때쯤, 햇살이 비치는 단풍길은 기분 좋게 만들었다. 가을 냄새, 낙엽 냄새가 설레었다. 낮에 일하는 터라 가을을 충분히 느끼지 못했었는데, 다음부턴 낮에 산책을 나와야겠다. 제발 겨울 오지 않기를. 계절성 우울증 너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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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약하게도 이번 주중 새로운 사람에게 이별을 고한 바 있다. 일단, 자신이 없었다. 내가 우울증인 것도, 그로 인한 내 경제적 상황도. 그냥 갑자기 모든 게 두려워진 순간이 있었다. 다 부질없어 보였다. 나는 연애할 준비가 안 되어있다는 핑계로 모든 걸 그만두자고 했다. 그렇게 모든 게 끝이 났었다.

 그런데, 막상 귀찮고 의무 같던 연락이 없으니 허전한 감정이 생겼다. 매일 오던 안부 연락이 없으니 텅 비어버린 기분. 다시는 연애란 걸 못할 거라는 생각과 함께 비참한 기분이 몰려왔었다. 나라는 사람은 연애할 자격도 없는 걸까?

 난 그동안의 일적인 권태를 끝내기 위해 모처럼의 휴식을 택했다. 휴식이 끝나갈 무렵 마음의 여유를 찾아가자 다시금 이상한 불안에 휩싸였다. 이제는 정말 영영 이별이겠다는 생각과 함께 또 몇 년이고 후회를 거듭하겠지. 같은 실수는 번복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무슨 용기였는지, 갑자기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신호가 안가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 며칠 전과는 달리 꽤 냉랭한 목소리가 휴대폰을 통해 들려왔다. 그 반응이 다소 당황스러워 금방 끊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내가 연락한 건 실수가 아닐까?

내가 싫어?

질문에 돌아오는 답은

아니, 싫으면 내가 왜 전화를 받았겠어.

 

이 사람은 도대체 나를 어디까지 포용해줄 수 있는 걸까? 또 한 번의 연락으로 만들어낸 두 번째 만남. 만나기까지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막상 앞에서 미안하다고 솔직하게 말도 못 하는 자존심 강한 내게 그는 한 수 접어 은근슬쩍 넘어가 주었다. 내 손을 무슨 귀한 것 만지듯 어루만지는 그의 행동에서 나는 사랑을 느낀다. 집을 향해 돌아서자마자 다시 반기는 현실이 꿈을 깨듯 정신이 들게 하지만 단꿈을 잇는 노력이라 해도 오늘은 마냥 이 행복을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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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같은 질환을 가진 친구에게 솔직하게 물었다. 너는 애인에게 우울증이라고 솔직히 말하는 편이냐고. 대답은 그렇다였고, 나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할 사람이면 헤어지는 편이 낫지 않겠냐는 조언을 주었다.

 이전 연애에서는 자존심 때문에 숨기기 급급했던 나의 일련의 사정들이 사실 별거 아니구나, 솔직함이 최고라는 생각이 문득 든 순간이었다. 어리지만 나보다 어른스러운 친구였다. 우울증 연애 이 두 가지 시작하기에 많은 걱정과 두려움이 앞서는 건 사실이다. 친구의 조언에 따라 나는 상대방에게 내가 어떤 상태이고 약을 복용 중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나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고 초라해지는 순간이 있었는데, 이런 나 자신을 좋아하고 사랑해주는 친구도 있음에 신기하면서도 감사하면서도 뭐라 형용하지 못할 감정들이 느껴진다. 몇 년 전에 내가 회피한 사랑인데 어떻게 한결같이 비슷한 감정을 유지할 수가 있을까. 그러면서도 나는 그 친구의 온도가 맞지 않음에 미안한 감정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는 오랜만의 재회에서도 별다른 설렘이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시작한 연애인데, 어떻게 다시 손을 놓을 수 있을까. 지금 나는 어떤 상태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 한없이 편안한 이 감정.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설렘이 느껴지지 않는다. 슬프면서도 혼란스럽다. 최소한의 용량인 약 때문이라고 핑계 될 수도 없을 것이다. 연애가 너무 오랜만이라 그럴까. 감정들이 무덤덤해진 지는 좀 오래되었는데 약 때문에 사랑의 끌림이 안 느껴진다는 건, 아무래도 논리가 안 맞는 것 같다.

 이성으로써의 끌림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오래된 노부부와 같은 한없이 편안한 감정이 느껴지는데 긍정적이라고도, 부정적이라고도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편안한 감정. 인간으로서 호감은 있는데 연애로 발전할 수 있을까. 지난 연애에서도 권태가 왔던 것처럼 계속 좋은 감정을 유지하려면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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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시 찾아온 불면의 밤.

 

 오늘은 밤새 예민한 성격 직업에 관련된 글을 찾아본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렇다 할 괜찮은 정보글은 보이지 않는다. 거기에 HSP 직업에 관련된 글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그나마 MBTI 관련 글은 굉장히 조회 수도 높고 글 수도 많은 편이다. MBTI, 학부생 때 처음 접했는데, 이렇게 전국민적 밈이 되어버릴 줄이야. 더불어 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검사결과가 같은 점은 굉장히 신기하다. 개인적으로 MBTI도 오래되긴 했지만 애니어그램도 역사적으로 오래되고 꽤 신빙성이 높은 검사라고 생각되는데, MBTI에 이어 애니어그램이 그 뒤를 이어 전국적으로 유행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찾아본 예민한 성격 직업이란 검색키워드로 알아낸 정보는 사실 별로 없었다.

기자

배우

소설가

시인

작곡가 그 외 등등.

 

흥미롭게도 이 결과는 MBTI INFP유형 관련 직업과도 꽤나 비슷하다.

 예술가, 배우 소설가, 시인, 그래픽디자이너, 사서, 심리학자 등등

 

 아무래도 예민한 성격 직업은 현실적으로 돈을 많이 벌기엔 무리가 있는 직업군이 많다. 사장같이 높은 자리에 오르지는 못하지만, 즉흥적이고 감수성 예민한 성격에는 남들 아래에서 일하기보다 약간의 독립성이 보장된 프리랜서 직업이나 사람들과 1:1로 마주하는 직업이 어울릴 것이다. 한편, 타인의 감정 상태를 쉽게 알아차리고 배려하는 성격으로 이러한 장점들을 잘 활용한다면 서비스직에도 강한 면모를 보일 수 있지만. 내적으로는 굉장히 고통스러움을 호소할 수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예민한 사람들은 직장 내 분위기가 호의적인지 아닌지 그리고 직장 동료와의 관계에 따라 특히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아무튼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직업군이 어울리는 예민한 성격 직업 더불어 INFP와의 결합까지 경제적인 성공을 할 확률은 더더욱 낮아지는 느낌은 어쩔 수 없는데, 희망적인 이야기가 있다면 가지고 있는 예민함(민감함)을 제대로 다룰 수만 있다면 오히려 성공을 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민감함을 다루는 여러 방법은 전문가들로부터 다양하게 제시되어왔는데, 산책, 명상, 운동 등이 있고 그 외 다양한 마인드 컨트롤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이는 검색해보면 굉장히 많이 나오기도 하고 이미 아는 내용들도 많을 것이다. 성격을 고친다는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개인적으로는 아직 극복못한 부분이기도 해서 언뜻 너무 뻔한 이야기가 될까 싶어 가져오지는 않았다. 

 한편, 살짝 주제에서 핀트가 벗어난 얘기지만 인프피 추천 직업은 모두 약간의 창의성과 예술성이 요구되는 직업들이 꽤 많다. 그럼에도 INFP에게 높은 창의성과 예술성은 필수조건은 아닌 듯하다. 이는 관련 유튜브 댓글들을 통해 알 수 있었고,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고 있었다.

 사실 개인적으로도 국어나 문학에 관심이 많고 꽤 잘하는 편이었고 한편, 어려서는 그림 대회에서 상도 조금 타기도 했는데 두드러지는 재능은 아니고 진짜 약간 잘하는 정도의 어중간한 재능이어서 본격적으로 직업적인 선택을 하기엔 너무나 어중간한 참 이래저래 고민이 많았던 시절이 있었다.  '뛰어난'이 아닌 적어도 중간이상의 재능을 보이는 ‘어중간한’ 재능은 냉정하고 침착하게 객관적 결론을 내리고 나면 이 얼마나 희망과 절망을 오고 가는 슬픈 사실인지. 적성은 예술가 타입이나 재능이 안 따라주는 불운한 경우에는 취미로나마 즐길 수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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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행복에 젖은 글.

 

 지난 2021. 참 많은 것들이 지나갔다. 삶의 맨 끝단에 서 있기도 하고, 삶이 다시 말랑해질 수 있도록 타인의 위로를 받기도 하고 말이다. 특히나 가족과 보내며 지내는 일상은 사실 어느 때는 지옥 같다가도 가족만이 줄 수 있는 따뜻함을 느끼기도 한다.

 나는 성인이 되고 사실 가족을 외면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어릴 때부터 나를 조여왔던 믿을 수 없는 어두운 현실이, 도저히 믿겨 지지가 않아서 회피하는 삶을 선택했다. 하지만, 그렇게 외면하고 외면해봐도 나는 결국 가족 그리고 경제적 굴레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했다.

 내가 발버둥 치던 마음 아픈 사춘기. 가족의 도움이나 애정을 받기엔 너무나 어려웠던 슬픈 시간이 어쩌면 가족으로부터 어떤 애정이라거나 정이 사라지게 된 계기인 것도 같다. 어쨌거나 그때의 시간은 다시 돌아올 순 없으니깐.

성인이 돼서 이런 나의 외면은 가족이라고 반가울 리 없었다. 같은 집에 살면서도 가족들과 철저하게 구분된 삶을 살기를 지향하는 나의 삶의 패턴은 가족으로서는 굉장히 이기적인 사람으로 비쳤겠지. 나는 그렇게 가족에게서 서서히 배제되었고, 나도 가족을 버렸다.

 작은 사회 안에서 나와 별다를 것 없는 매우 비슷한 또래들. 그들과 낮에는 즐겁게 지냈지만, 집으로 돌아가 각자의 현관 앞에 서기만 해도 펼쳐지는 현실들은 사실 그다지 비슷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이런 또래들의 삶이 비교되기 시작할 때 나 자신이 얼마나 콩알만큼 작아질 수 있는지도 알게 된 지 오래다.

 또래와 보내는 시간은 공허한 나의 내면들 채워주고 가족으로부터 배우지 못한 많은 것들을 배우기엔 좋았지만, 깨진 독에 물을 채울 수 없듯 가족과 연을 끊다시피 한 나의 마음은 그 무엇으로도 가득 채울 수 없었다. 공허. 그 자체였다. 공허한 나는 또래에게 집착하다시피 했지만, 결국 또래들의 우선순위도 가족이란 걸 언제부터 안 이후에는 난 또래도 버렸다.

 고독. 내가 만들고 자처한 고독이란 시간은 나를 어둡고 컴컴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바닥까지 가라앉은 심연의 고통 속에서 나를 구원해준 것은 오히려 가족이었다. 오히려 놀랍도록 나를 아껴주고 도움을 주기도 했다. 사실 같이 살고 부대끼며 이런 고마운 점들이 서서히 희석되곤 하지만, 가장 힘들 때 도움을 준 건 다름 아닌 가족이라는 것은 두고두고 감사해야 할 일이다. 요즘도 이따금 빠지는 슬픔에도 가족의 일원이 주는 행복감으로 위로를 얻고 이겨내기도 한다. 슬픔은   그 전염성이 매우 강한데, 가족에게 옮길까 심히 염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진짜 가족에게까지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 좋은 사람까지는 아니어도 민폐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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