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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항상 같은 싸이클을 반복한다. 자유로운 느낌에서 다시 업무로의 복귀 그로 인한 우울까지.

 이번 주말은 유독 일상의 반복 그리고 지루함 우울증 무기력함을 되새기며 여러 가지로 우울한 느낌을 저버릴 수 없었다. 나는 오늘 밖에서 오랜 시간 무작정 걸으며 많은 생각을 떠올릴 수 있었는데 내가 겪는 일상의 지루함, 무기력함은 이번 달 병원 면담에서도 의사 선생님께 토로한 바 있다.

 사실 이번 의사 선생님과의 면담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첫째, 지난 달 내가 선생님께 느꼈던 쎄한 표정은 나만의 예민에서 비롯된 것임을.

지난 글에서 밝힌 바와 같이 나는 선생님의 순간적인 표정에서 부정적인 감정을 읽었는데 이것이 나의 예민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정말 선생님이 나에 대한 태도가 바뀔 만한 어떤 언행이 있었는지 돌이켜보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내가 이번 달 선생님을 방문했을 땐 나의 기분변화를 어느 정도 감지하시고 긍정적으로 바라봐주셨다.

 지난 달 지레 나 우울해요.’ 정서를 깔고 선생님과 면담했던 어두웠던 상태가 선생님을 어느 정도 지치게 했던 건 아닌지 쓸데없는 지레짐작과 결론을 내본다.

 둘째, 나의 상태는 그렇게 심각한 상태는 아니며 선생님은 약을 줄이는 것까지 생각 중이라는 것을.

다만 걱정스러운 점은 나의 우울이 꽤 장시간 지속되어 왔으며 습관처럼 우울에 익숙한 상태이기 때문에 선생님은 이런 점이 염려스럽다고 말씀하셨다. 우울에 익숙해져버림. 굉장히 나로서 굉장히 공감되는 부분이었다.

 정상의 범주의 있는 사람들이라면 보통 자신의 감정상태가 우울에 들어서면 다시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보통의 감정에 다시 도달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한다. 하지만 나처럼 오랜 기간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별다른 조치없이  우울 상태에 놓여있거나 심지어 그다지 우울하지 않음에도 계속 우울한 상태에 빠져있는 경향도 있다.

 나의 지인들을 보며 내가 놀라웠던 점은 굉장히 힘든 상황에 놓여있어도 재밌는 영상 예를 들어 예능을 본다거나 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통해 기분을 다시 좋게 만들려는 일련의 노력함을 주저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나는 심적으로 조금만 힘들어도 쉽게 무너지고 쉽게 우울해지는데 말이다. 노력으로 감정을 통제하려는 자체가 나에겐 신기한 일이다. 나에겐 감정 통제가 제일 어려운 일 같다.

 같은 맥락으로 반대로 너무 들뜬 나를 발견하게 되면 그런 나의 감정 상태가 굉장히 당황스럽고 어떨 때는 통제되는 않는 흥분상태가 어떨 때는 더없이 버겁고 힘겨울 때가 있다. 너무 들뜨고 날아갈 것 같이 기쁠 때 나는 기쁨에서 생겨나는 반작용으로 불안과 기분 나쁨을 겪기도 한다.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경우이기 때문에 공감을 못 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민감한 사람들이 그렇듯 나는 기쁨 또한 슬픔만큼 배로 느끼는 편이다. 나에게 다가오는 커다란 감정들이 나는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다.

 한편, 선생님께 내가 겪는 일상의 반복으로 인한 우울증 증상 무기력함과 지겨운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선생님은 이런 감정 상태가 오히려 일상을 다채롭게 하고자 하는 어떤 욕구의 발현으로 생각할 수 있고 긍정적인 신호로 바라봐도 좋다고 말씀하셨다. 권태로움에서 어쩔 줄 모르던 나에게 선생님의 말씀의 한 줄기 희망과도 같았던 것 같다. 우울증 증상 무기력에서 벗어나려면 난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이제 오롯이 나만을 위한 무언가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조언을 해주셨는데 나만을 위한 그 무언가가 무엇일까?

 색다른 취미 생활을 해보는 것.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쉽게 권장하는 조언이기도 하나, 현재 블로그 글마저 한 달에 한 번 쓰고 마는 이 지극히 게으른 성향과 새롭게 시작할 때 어색하고 서투른 아마추어 단계를 용납하지 못하는 완벽주의적 성향 탓에 새롭게 무엇을 도전한다거나 무언가를 꾸준히 이어나가는 게 나로서는 더없이 어려운 과제로 느껴진다.

 이런저런 걱정을 하다 보니 어느새 새로운 한주가 시작된다. 지금의 일 또한 사실 백퍼센트 만족스럽지 않고 모든 것이 부정적으로 느껴만 지는데 그래도 지금 나에게 주어진 이 일에 감사하며 또 한 주를 버텨내야 할 것이다. 일상의 권태. 나에겐 주말 우울증을 극복할 만한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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