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같은 질환을 가진 친구에게 솔직하게 물었다. 너는 애인에게 우울증이라고 솔직히 말하는 편이냐고. 대답은 ‘그렇다’였고, 나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할 사람이면 헤어지는 편이 낫지 않겠냐는 조언을 주었다.
이전 연애에서는 자존심 때문에 숨기기 급급했던 나의 일련의 사정들이 사실 별거 아니구나, 솔직함이 최고라는 생각이 문득 든 순간이었다. 어리지만 나보다 어른스러운 친구였다. 우울증 연애 이 두 가지 시작하기에 많은 걱정과 두려움이 앞서는 건 사실이다. 친구의 조언에 따라 나는 상대방에게 내가 어떤 상태이고 약을 복용 중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나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고 초라해지는 순간이 있었는데, 이런 나 자신을 좋아하고 사랑해주는 친구도 있음에 신기하면서도 감사하면서도 뭐라 형용하지 못할 감정들이 느껴진다. 몇 년 전에 내가 회피한 사랑인데 어떻게 한결같이 비슷한 감정을 유지할 수가 있을까. 그러면서도 나는 그 친구의 온도가 맞지 않음에 미안한 감정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는 오랜만의 재회에서도 별다른 설렘이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시작한 연애인데, 어떻게 다시 손을 놓을 수 있을까. 지금 나는 어떤 상태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 한없이 편안한 이 감정. 사랑이라 할 수 있을까. 설렘이 느껴지지 않는다. 슬프면서도 혼란스럽다. 최소한의 용량인 약 때문이라고 핑계 될 수도 없을 것이다. 연애가 너무 오랜만이라 그럴까. 감정들이 무덤덤해진 지는 좀 오래되었는데 약 때문에 사랑의 끌림이 안 느껴진다는 건, 아무래도 논리가 안 맞는 것 같다.
이성으로써의 끌림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오래된 노부부와 같은 한없이 편안한 감정이 느껴지는데 긍정적이라고도, 부정적이라고도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편안한 감정. 인간으로서 호감은 있는데 연애로 발전할 수 있을까. 지난 연애에서도 권태가 왔던 것처럼 계속 좋은 감정을 유지하려면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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