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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쉬이 잠이 오지 않는 불면의 밤. 드라마 봄밤에 빠져 일명 현망진창을 경험 중이다. 드라마를 보며 쉬이 몰입하는 편이 아닌데, 두 배우의 열연에 설렘 폭발 중. 그 와중에 잠은 자꾸만 나에게서 멀어지나 보다. 요근래 제 시각에 잠이 든 경우가 매우 드물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고. 하루에 해야할 일은 너무나 많은데 잠에서 일상을 빼앗기니 하루하루 시간이 굉장히 짧게 느껴진다. 일하는 타임이 약간 애매해서 점심을 차려 먹고 일하고 다시 밥 차려 먹고 하면 금새 하루가 저문다. 숨 돌릴 새 없이 밤 산책을 나가야하니 하루 게으름을 떨면 밤 산책이고 뭐고 일과가 어그러지는 것이다.

 오늘은 별일은 없었고 드라마 한 편만 마저 보자 하다 시각이 어느새 흘러가 버렸다. 소중한 밤 산책은 아침 산책과 달리 시각이 늦어지면 매우 위험해지기 때문에 조금만 지체했다가는 그날 산책을 아예 포기해야만 한다. 오늘도 늦장만 부리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게 못내 아쉽다.

 오늘 컨디션은 그다지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던 것 같다. 혼자 살면 뼈저리게 외롭고 그렇다고 가족과 섞여 살면 가족도 괴롭고 나도 괴롭고. 타인을 괴롭히는 것은 그만하고 싶은데, 나의 일정치 못한 기분에 가족이 피해받는 건 아무래도 미안한 일 같다. 나는 언제고 정서적으로 독립이 가능할 수 있을까.

 완전 자취도 아닌, 그렇다고 가족과 매일 부딪히는 삶도 아닌 이도 저도 아닌 삶에서 그 가운데 외로움은 외로움대로, 같이 삶의 불편함은 불편한 대로 온갖 단점만 이고사는 꼴이 되어버린 지금. 자유와 외로움을 동시에 겪는 이 일상도 조금 있으면 끝난다는 생각에 조금 아쉽기는 하다. 잠시 떠나 있던 가족이 다시 우리 집에 합류하게 되면 복작복작하고도 조금은 수다스런 분위기가 될 테니 말이다.

 혼자 방 쓰기는 유일하게 외로움을 견딜만한 가치였는데 어찌 보면 너무 아쉽고 한편으론 내 외로움이 극이 달하기 전에 가족이 돌아와 줌에 감사하기도 하다. 같이 자는 이가 있으면 이 기나긴 불면의 밤도 조금은 사라질 수 있을까. 약간의 희망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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