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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의 반년도 더 지나 오랜만에 블로그를 방문했다. 처음 블로그 시작의 목적은 그리 순수하지는 않았다. 재택근무정도로 일할 수 없는 여건인 나는 티스토리를 통해 광고라던지 여러가지 실험을 해보고 싶었을 뿐. 단지 그것뿐이다. 

 구글 애드센스 신청 후 운이 좋게도 한 번만에 승인을 받을 수 있었고, 그 후로 발길 아니 접속을 끊었다. 오랜만에 궁금해 들어간 애드센스 수익은 귀엽게도 900원. 6개의 글, 제대로 된 글이라고 치면 5개의 글을 쓰고서 받을 대가로는 너무나 큰 금액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솔직히 말하면 글을 쓰는 데에는 소질이 없다. 어려서부터 백일장도 나간 이력은 있지만 알지 않는가 참가에는 어떤 허들같은 건 없다. 그나마 솔직함을 무기로 한 순수한 글은 몇 쓴 적은 있었 던 것 같은데, 그것은 어릴 때의 이야기이고.. 글에 대해 굉장히 타고남이나 특출함을 가진 친구들과는 다르게 그저 형식적이고 채우기에 급급한 글쓰기를 해왔던 것 같다.

 그럼에도, 대학에 진학해 글쓰기라는 과목을 듣고 글쓰기에도 어떠한 짜임과 계획이 있어야 함을 인생 처음으로 깨닫게 된다. 그럼에도 학점은 좋지 않았다. (도저히 부끄러운 글을 낼 자신이 없어 과제를 아예 제출하지 않았던 탓.) 그렇지만 4년 내내 잘한 글을 쓰지 않으면 F와 친해지는 생존적 환경이 닥쳐오자 나의 글도 변화하기 시작한다. 꾸역꾸역 분량을 채우기에서 한껏 멋드러진 용어들로 뒤범벅한 현학적인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냥 그것이 잘 쓴 건줄 알았다.

 지금 와서 usb에 든 나의 보고서며, 과제를 확인하면 그렇게 낯부끄러울 수 없다. 나는 일평생 못쓴 글만 써왔나보다. 그와중에 나름 건질만한 글 (정말 정말 가끔)도 있다. 논리적이지 않아도 되는 그냥 마음껏 감상적이여도 되는 그냥 '감상문'은 봐줄 만 한 것 같다. 나는 그런 사람인가보다. 그냥 느끼는 대로 적어내리는 글 지금같은 글이 좋다.

 나는 글을 쓰는 것에 호감을 가지고 있다. 표현이 좀 이상하지만 감정배출구로서 글은 나에게 소중하다. 이렇게 재미가 없는 나의 글쓰기 타령도 불라불라 자유롭게 써내려갈 수 있는 이런 자유가 좋다. 평가받고 손가락질 받는 데서 조금은 자유로운 버려진 블로그이기도 때문인 것이 크겠지만 말이다.

 블로그 손을 놓은 지는 오래여도 종종 글을 적어왔다. 나의 하드에는 1년 전 쓴 유언도 남아있고, 아무에게도 노출되지 않을 비번과 보안으로 철처하게 감추어진 비공개성 글들말이다. 글을 쓰며 읽어주는 '누군가'를 생각할 만큼의 심적 여유도, 긍정적인 자신도 없었다. 그래서 그냥 꽁꽁 싸맸다. 칠흑같은 어둠만이 가득하던 그 시간, 글쓰기는 나에게 소중한 친구였다. 재미가 없어도 지루해도, 우중충하고 찌질해도 개의치 않을 작은 친구.

 꾸준한 글쓰기.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계획한 나름의 다짐이였는데, 앞으로도 꾸준한 글쓰기는 없을 것 같다. 기복이 심하기도 하고. 100%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건 괜시리 두렵다. 또 나는 재능이 없어 이 짧은 글 하나에도 두 시간이 넘게 걸린다. 한 줄 한줄 적어내려갈 때마나 떠오르는 생각이 너무 많아 정리가 안 된다. 지금도 머릿 속 생각이 정리가 되지 않아 글이 뒤죽박죽 되어버려 슬플 정도. 그렇기 때문에 나름 봐줄만한 글이 되려면 여러 시간이 필요하다. 왜인지 이런 시간 쏟음이 계속되면 제풀에 지쳐 그만둘 것 같다 슬프게도. 그래도 꾸준함을 결여되어있지만 하루 1개 기계적으로 쓰고 싶지는 않다.

 한편으로는 오랜 관심사인 심리학과, 민감성은 계속 다루고 싶은 주제이다. 나를 탐구하는 일은 예전부터 즐거웠고 개인적으로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꾸준히 다루고 싶은 테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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