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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요일 근무도 무사히 마쳤다. 하루 사이 피드백이 5시 반이나, 6시 반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계속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는데, 허무하게도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았다. 잘 했다기보다는 오늘은 예외가 아닌가 싶은 그런 느낌이다. 하루 피드백이 없는 날이 왜 이리 행복한 것인지. 애매한 것도 많았고 실수도 좀 있었던 것 같은데, 이상하게 주말처럼 일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거나 그렇지는 않다. 이제 오처리 갯수에 연연하지 않을 만큼 익숙해진 것 같다. 피드백은 언제나 긴장된다. 영영 오늘처럼 별다른 피드백 없이 일만 할 수 있음 좋을련만. 

 난 근무 끝나고 웬만하면 밤공기 쐬면서 피로했던 몸도 풀고 기분전환을 하는 편이다. 여름 밤공기가 그렇게 신선하고 좋을 수가 없다. 직장스트레스 우울감도 잠시 긴장을 내려놓고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행복하다. 살면서 내가 좋아하는 몇 안 되는 것들 중 하나

 끈끈해진 몸 사이로 서늘한 바람이 느껴질 땐 여름이 맞나 싶을 정도로 추위가 느껴진다. 이런 행복감도 열대야가 아닌 밤에야 느낄 수 있는 거겠지. 인적이 사라진 밤거리를 걷다보면 세상엔 온전히 나 하나만 남아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아빠가 왜 밤거리를 배회하시는 지 알 수 있을 것도 같다.

 혼자만의 시간. 생각해보면 자취하면서 가졌던 고독감과는 확연하게 다른 느낌이다. 자취하면서도 혼자 먹고 하루 중 웃는 일이 거의 없는 메마른 회색빛이였다면, 가족과 지내며 갖는 혼자만의 시간은 뭐랄까 더 여유있고 행복감을 안겨준다. 우울할 때만 노트북을 켜고 글을 쓰다보니 항상 우울한 줄 만 알았는데 생각해보니 오늘같이 행복한 날도 있었구나. 하고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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