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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 내내 직장 일이 신경이 쓰여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불면의 밤. 이를 알 리 없는 가족은 나의 불면의 한껏 화를 내었고, 나는 잘못을 부정할 수가 없었다. - 잠이 오지 않으면 핸드폰을 하지 말아라. - 누우면 잠드는 가족은 나의 불면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난 어떤 말도 더하고 싶지 않았다. 조용히 눈을 감고 생각 도돌이표를 그리는 수밖에.

 연차라는 개념은 없지만, 다가오는 월요일 우울을 피하려고 이런저런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지만 시간은 어쩌지 못하니 가만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지금은 그렇게 월근무가 끝난 후이다.

 바쁘니 시간은 빠르게 흘러간다. 예상했던 오처리는 여전했지만, 생각보다 마음에 타격은 받지 않았다. 주말 내내 단단히 긴장하고 미리 걱정했던 탓인지, 그러려니 하고 말았다. 미리 걱정은 항상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더불어 업무 속도는 이전처럼 마냥 거북이는 아니었다. 실수가 잦은 건 빠르나 적으나 매한가지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일단 오늘은 저지르고 보자 마인드였다. 그렇게 저지르고 나니 생각보다 큰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남은 과제는 더 이상 오처리를 늘리지 않는 건데, 굉장히 무서운 게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들이 오처리로 남았다는 것이 나로썬 소름이 돋는 일이었다. 쉽게 설명하자면 국어라는 과목에서 출제자의 의도를 전혀 이해못하고 있는 느낌? 전반적으로 내가 내리는 결정과 관리자의 결정 사이에는 많은 이견이 있었다. 그나마 단순 실수가 꽤 많이 줄었다는 것은 매우 다행이지만 남은 과제는 애매한 이미지의 해석인데, 사실 어떤 이미지의 해석은 아직도 나로썬 잉?스런 것이 많다. 메뉴얼의 숙지가 덜 된 것도 아니고 해석의 다름은 인지과정의 문제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고민이 많다. 직관적으로 바라봤을 때 이거다라는 생각이 떠오를 때 관리자는 아니라고 정정해주니 나로썬 머리가 아플 뿐이다. 그래도 다시 한 번 살펴보니 수긍이 간다. 경험이 이를 해결해주겠지. 언제까지 기다려줄까. 아슬아슬한 줄 위에 올라와있는 기분이지만, 점점 초연해지는 나를 발견한다. 월요일 우울감은 이렇게 지나갔다.

 프리랜서의 생활도 이런데 우울증 직장생활은 생각만 해도 눈 앞이 아득해진다. 괜찮아 진 것 같을 때 이따금씩의 심한 자책은 내 정신건강에 이로울 일 없다. 하물며 치열한 사회 속 나는 그저 먹잇감이 되어버리겠지. 그렇기에 지금의 프리일이 너무나도 소중한 동시에 지금은 조금 미운 시기이다. 이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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