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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굉장히 신중한 사람이다. 그 때문에 빠르게 대응해 결정을 내리는 일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 모호함은 언제나 결정 장애의 시작이다. 요즈음 나에게 정확하고 신속하게 일을 처리해달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단연, 나뿐만 아니라 같은 팀에게 모두 요구되는 사항이지만, 많은 데이터를 한꺼번에 수행하는 일이 자주 생겨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 초반에는 굉장히 소량의 데이터만 화면에 주어졌기 때문에 빠르게 처리할 수 있었지만, 작업환경이 처음과 달라짐에 따라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일단, 개선의 여지는 충분하다. 일차적으로 반복되는 실수에 한해 교육을 지속해서 하기 덕분에 내가 무엇을 자꾸 실수하는지 알게 되었고, 헷갈렸던 부분에 대한 궁금증도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 시간이 약이 될 것이다.

문제는 프리랜서라는 직업 특성상 고용의 불안정성 때문에 나의 느림을 언제까지고 기다리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이전에는 작은 실수에도 오히려 이런 특성 때문에 높은 불안을 달고 살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정신과 약을 복용 한 이후에는 그럴 수도 있지.”라는 정신승리를 넘어 자신의 실수를 쉽게 용서하는 나태함으로 번져버렸다. 오히려 불안감이 높았던 초반 처리속도가 더 높았다는 게 함정.

전적으로 나의 잘못이라고 극단적으로 생각하기는 싫지만, 어느 정도 나의 과실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재택근무여서 익숙함에 속아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웠던 이유도 있을 것이다. 누가 보지 않기 때문에 나 하나 정도 천천히 해도 괜찮겠지, 돈 덜 벌면 되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작업량을 스스로 조절해 왔는데 돈을 받고 일을 하는 이상 적정 수준의 작업량을 소화해내야 하는 책임이 있다는 것을 간과했다.

한여름 더위가 주는 고통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당장 에어컨 청소부터 해야 하는데 미루기 일쑤. 계절이 업무 효율에 상당히 영향을 미치는 줄 알았으면 야간 타임을 주간 타임으로 바꾸는 게 아니었는데. 한여름 찜통더위를 견디며 작업을 하자니 집중이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이 또한 핑계겠지만.

 진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고 시간이 약이라지만, 달라지는 환경은 너무나 싫다. 더군다나 나처럼 느린 사람에게는 두 세배 힘든 일인 것 같다. 초반 적은 데이터에서는 직관적으로 처리해도 어느 정도 허용되었는데, 많은 데이터를 상대하려니 에너지가 많이 들고 그만큼 집중력이 금방 떨어진다. 오래 일하고 싶었는데 이런 환경이 계속되면 조만간 다른 일을 해야 하는 걸까. 버텨야 하는 걸까. 직장을 오래 못 다니는 병이 다시 도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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